세포 면역에 핵심 역할을 하는 T세포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피부에 붙이는 패치 방식…빨라야 2025년에나 사용 가능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영국의 한 제약사가 면역력이 수십년간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임상 실험을 앞두고 있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셔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이머지엑스(Emergex)는 최근 T세포 백신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었으며, 내년 1월 3일부터 스위스 로잔에서 임상실험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T세포는 항원을 식별해 외부 침입자를 파괴하는 일종의 킬러 세포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은 항체를 만든 뒤, 이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달라붙어 세포 감염을 막는 방식이다.
반면 T세포 백신은 T세포를 반응시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신속하게 찾아낸 뒤 제거, 바이러스가 더 복제되거나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머지엑스의 최고 사업 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인 로빈 코헨은 가디언에 "이 백신은 항체 반응이 없을 때 T세포를 반응시켜 감염된 세포를 찾아 죽이도록 한다"며 "규제 당국이 T세포 코로나 백신의 임상실험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T세포 백신은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이는 방식이어서 면역력이 수십년 동안 지속되고 돌연변이에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 교수인 다니 알트만은 T세포 백신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기존 백신과 함께 투여해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백신의 또 다른 장점은 보관이 쉽고 피부에 직접 붙이는 패치 방식이어서 접종도 쉽다는 점이다. 이머지엑스는 이 백신을 아주 작은 바늘이 달린 엄지손톱 크기의 패치 형태로 만들었으며, 실온에서 3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헨 CCO는 통상적인 백신 개발 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2025년에나 백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백신 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비상사태는 이미 지나갔기 때문이다.
현재 이머지엑스는 뎅기열에 대항할 T세포 백신 실험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내년 1월께 나올 예정이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절반이 뎅기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특별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이 회사는 또 지카 바이러스와 에볼라 등에 대항할 T세포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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