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 주(州)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백신을 맞지 않는 이의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시키는 '초강수'를 두기로 했다.
16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시에드 나시르 후사인 샤 정보부 장관은 전날 "백신 미접종자의 휴대전화 심(SIM) 카드가 곧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심 카드 사용이 막히면 전화나 데이터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신드주에 앞서 북부 펀자브주도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두 주 모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떤 절차를 거쳐 심 카드를 정지시킬지에 대해서는 밝하지 않았다.
펀자브주와 신드주의 인구는 각각 1억1천만명과 4천800만명으로 두 주의 인구는 파키스탄 전체 인구 2억1천만명의 74%를 차지한다.
앞서 신드주는 백신을 맞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월급 삭감과 승진 기회 박탈 조처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파키스탄 지방정부가 이같은 초강수를 둔 것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파키스탄 국민 상당수는 과거부터 백신 접종에 대해 '미국의 음모'라며 깊은 거부감을 드러내왔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소아마비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2년 내 불임과 사망을 유발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떠도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에서 지금까지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의 수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인 약 300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카드 사용을 막겠다고 당국이 발표하자 현지에서는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가 횡횡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신드주의 카라치에서는 최근 백신 접종 센터 인근에서 위조된 백신 증명서를 판매하던 이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4만4천65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4월 초 6천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1천명 아래로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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