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구직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취업시장의 영향으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하버드대 MBA 지원자는 15% 이상 줄었고,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지원자도 13% 감소했다.
예일대와 시카고대, 뉴욕대 등 미국 유수의 MBA도 지원자 수가 10% 이상 줄었다.
로렐 그로드먼 예일대 입학 담당 부학장은 미국의 취업시장 상황이 MBA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직원이 이탈할 경우 빈자리를 채우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 연봉을 올려준 미국 기업이 많았고, 이에 따라 MBA 지원을 고려하던 직장인들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위권 MBA의 2년간 학비는 20만 달러(약 2억8천만 원)에 달한다.
연봉이 오른 직장인들 입장에선 직장생활을 2년간 포기하고, 20만 달러의 학비 외에도 생활비까지 부담하는 데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WSJ은 MBA 학위 취득에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지원자 감소의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MBA 입학 정보업체 클리어 어드미트가 최근 MBA 지원을 포기한 1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6%가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고 답변했다.
다만 미국 MBA 학위를 따려는 외국인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캐롤라이나대는 미국 상위 20위권 MBA 중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지원자가 늘어난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지원자가 증가한 것은 미국인 지원자가 감소한 것 이상으로 외국인 지원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MBA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신입생의 비율은 26%였지만, 올해는 35%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