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차기 내각 구성을 위한 2라운드 협의에 참석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지명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8일(현지시간) 내각 구성을 위한 2라운드
정당별 협의에 돌입했다.
4∼6일 사흘간 진행된 1라운드 협의가 각
정당의 지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탐색전이었다면 이번에는 정책 목표를 포함한 국정 운영 방향을 공개하고 최종적인 지지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라기 전 총재는 이날 오후 소수 정당 및 무소속 의원 그룹을 만나
차기 내각의 성격과 정책 우선순위 등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차기 내각이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친유럽연합(EU) 정부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신이 ECB 총재로 있을 당시 지지한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공동 예산 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건 위기 극복과 백신 캠페인, 환경, 노동·기업 부문 등을 국정 우선순위로 꼽았고 3대 개혁 과제로는 공공 행정, 세제, 사법 등을 언급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9일 의석수가 많은 주요 정당
대표자와 잇따라 회동한 뒤 10일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오른쪽)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면담하는 모습.
그는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그간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의회 과반 지지를 받는 내각 구성이 가능할지
여부를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1라운드 협의 결과 원내 1당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 중도
정당인 생동하는 이탈리아(IV) 등 이전 연립정부 3당은
물론 동맹(Lega)·전진이탈리아(FI) 등 야권 우파연합
정당들도 '드라기 내각'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오성운동은 10∼11일 24시간 동안 드라기 내각을 지지할지에 대한 당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패한 기성 엘리트 정치 타파를 기치로 내건 오성운동은 당원이 중심이 된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2009년 창당 이래 정책·당 운영 방향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전체 당원의 의견을 묻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오성운동은 상·하원 전체 의석의 30%가량을 점하는 원내 최대 정당으로, 드라기 내각이 안정적인 의회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당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지난 3일 드라기
전 총재를 차기 총리로 지명하자 지지 불가 입장을 천명했으나 지난 6일 1라운드 협의를 마친 뒤 태도를 바꿔 지지 가능성을 열어놨다.
오성운동은 2018년 6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극우 정당 동맹과, 그 이후에는 민주당·생동하는 이탈리아와 각각 연정을 꾸려왔다. 두번째 연정은 생동하는 이탈리아가 지난달 13일 정책적 이견을 이유로
이탈하면서 붕괴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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