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시장 안정을 위한 국채 매입 조치가 곧 끝난다고 시장에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영국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는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한 연설을 통해 BOE의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 기한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일리 총재는 연기금 등에 유동성 확보를 주문하며 "우리는 이번 주말에 (프로그램을) 끝낼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이제 사흘 남았다. 일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말 영국 정부가 430억 파운드(약 69조원) 규모의 감세안 발표 이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급락)했다.
이에 따라 국채를 담보로 하는 파생상품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연기금들이 담보가치 하락으로 보유 자산을 대거 투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러자 BOE는 오는 14일까지 650억 파운드(약 102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발표, 채권시장을 안정시켰다.
이후 연기금 등이 해당 프로그램을 이달 말이나 그 이후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베일리 총재는 이번 연설로 예정된 프로그램 종료일인 14일 이후 더 연장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BOE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것이라는 신호를 은행 등에 비공개로 보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에서 국채 매입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BOE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14일에 종료할 것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날 영국 국채 20년물 금리는 BOE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은 지난달 28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5% 위로 올랐다가 이후 4.938%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31일 예정된 영국 정부의 중기 재정계획 발표 전까지는 영국 채권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