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포 공격으로 파손된 이라크 에르빌 도심
새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서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숨지고 미군 1명을 포함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로켓포 공격은 지난해 12월 20일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겨냥한 공격 이후 두 달만으로,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이다.
로켓포 공격이 있은 지 얼마 후 한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는 배후를 자처했다.
에르빌 공항에서 약 7㎞ 떨어진 곳에서 로켓 발사에 사용된 차량이 발견됐다. 이곳은 쿠르드자치정부 장악 지역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곳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 기지와 외교 공관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종종 벌어진다.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를 공격 주체로 지목한다.
미 정보당국은 이번에도 친이란 민병대가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라크 내 미군 기지와 관련 시설이 공격받았을 때 '미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간주해 시아파 민병대 기지를 폭격하곤 했다.
하지만 새 행정부 출범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의 불같은 언사는 사라졌고 불확실성도 사라졌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중동 정세에 정통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귀와 함께 전통적인 외교의 재개를 기치로 내걸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고위 관료들은 로켓포 공격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면서 쿠르드자치정부와 협력해 공격 주체를 찾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두 행정부 모두 중동 내 군사적 충돌의 중심에 이란이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핵합의 협상을 앞둔 이란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이번 공격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이라크의 안정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이번 공격을 이란과 관련지으려는 의심스러운 시도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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