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총선 유세장에 구호가 적힌 마스크를 쓴 유권자 [로이터=연합뉴스]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조기 총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 유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으로 여야 간 공방이 일었다.
15일(현지시간) C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1야당 보수당의 에린 오툴 대표는 전날 트뤼도 총리가 실내 연회장에서 가진 유세가 400여 명의 청중이 몰려 거리두기 수칙을 어긴 무책임한 집회라고 비난했다.
오툴 대표는 이 유세가 "트뤼도 총리의 특권과 권리 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청중이 가득 찬 공간에서 상식과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유세는 전날 저녁 온타리오주 브램턴 시의 한 연회장에서 트뤼도 총리가 주도한 집회로 참석 인원 자체는 규정 이내였으나 청중이 연단 앞에 집중, 혼잡을 빚으면서 거리두기 수칙이 무너졌다.
연회장의 법정 수용 정원은 1천 명으로, 온타리오주 방역 수칙을 적용할 경우 정원의 50%에 해당하는 500명까지 참석이 허용되지만, 참석자들은 반드시 거리두기 규정을 지키게 돼 있다.
유세 현장인 브램턴은 한때 코로나19가 집중적으로 발생, 캐나다에서 위험 지역으로 주목의 대상이었다.
오툴 대표는 "쥐스탱 트뤼도는 규정을 직접 강의하면서 정작 자신은 이를 따를 의사가 없는 사람"이라며 "그는 항상 유별난 으뜸이 되고 싶어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트뤼도 총리가 팬데믹 와중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보상을 받는다면 이런 식의 악행은 계속될 것"이라며 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촉발한 트뤼도 총리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전날 유세가 보건 수칙을 준수한 집회였다고 반박하고 "높은 백신 접종률로 이 같은 행사가 안전하게 열릴 수 있다"며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성과를 내세웠다.
그는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가지 유세에서 "국민의 80% 가까이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오툴 보수당 대표를 향해 "보수당은 총선 출마 후보들에게 백신 접종을 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공방에는 코로나19의 4차 유행이 한창인 가운데 조기 총선을 강행한 자유당에 대한 공격과 백신 접종 의무화를 명시하기를 꺼리는 보수당의 태도를 문제 삼아 여론의 시선을 끌려는 신경전이 깔린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CBC의 지지도 추적 조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자유당과 보수당이 각각 31.6%와 31.3%의 지지도로 오차범위 내에서 사실상 동률 상태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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