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학습이 늘면서 아동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자녀의 ADHD 검사나 관련 약물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단체 '주의력결핍장애 아동과 성인을 위한 단체'(CHADD)는 자녀의 ADHD 증상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팬데믹 이후 62%나 늘었고 이 단체의 웹사이트 트래픽이 2019년보다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CHADD의 한 간부는 "우리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며 "그들은 아이들의 행동에서 과거보다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뉴욕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아동정신연구소(Child Mind Institute)는 지난해 약물 치료에 대한 상담 예약 건수가 전년도와 비교해 20% 늘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해럴드 코플레위치 박사는 상담 예약 가운데 ADHD 약물 치료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NBC에 따르면 실제로 오히오주 콜럼버스 지역 근교에 사는 12세 소녀 이사벨라는 수학, 과학 등 전 과목에서 학교 성적이 뛰어났지만, 작년 3월 코로나19 탓에 학교가 문을 닫은 뒤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이사벨라는 화상수업을 받으면서 심각한 불안 증세를 보였고 집에서 공부에 집중하기보다 방 청소 등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사벨라의 어머니는 딸의 ADHD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생각하고 있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확대된 화상수업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멜빈 오아티스 박사는 "팬데믹 스트레스, 그리고 원격학습 및 사회적 고립으로 변화가 학생들의 주의력에 영향을 주며 '불안한 조건들'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ADHD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들에게 약물 치료를 하기 전에 코로나19와 관련된 환경이나 스트레스를 배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소아과 의사인 제니 라데스키는 "학교를 사랑했던 아이들이 무심하고 의욕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학교 내 사회적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정말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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