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담화 발표하는 푸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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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러 안전보장 요구 완전히 무시…보복 조치 취할 권리있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미 오래전에 성숙된 결정, 즉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곧바로 크렘린궁에서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또 DPR 수장 데니스 푸쉴린,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와 '러시아-DPR·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돈바스 지역에 속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DPR과 LPR 수립을 선포했다.
DPR과 LPR은 독립 선포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해왔다.
러시아는 줄곧 반박해왔으나 서방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반군을 군사·경제적으로 지원한다고 비난해 왔다.
DPR과 LPR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여권을 받은 러시아 국적자나 러시아 혈통의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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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지속해서 (돈바스)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에서 2014~15년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전격전을 벌이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현재 돈바스 지역 거주지들은 연일 포격을 받고 있으며, 공격용 무인기, 중화기, 미사일, 대포, 다연장포 등이 공격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분리주의 공화국들을 승인한 배경을 설명했다.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분리주의 공화국 반군들에 공개적으로 군대를 파견할 수 있게 됐다. 두 공화국이 이미 우크라이나의 주권 행사 지역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러시아의 행보는 두 공화국의 독립 추진에 각별히 민감하게 반응해온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적 무력 충돌을 초래할 위험성이 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입과 뒤이은 나토 시설 배치는 이미 결정된 문제이며 시간의 문제"라면서 "우크라니아의 나토 가입 계획은 러시아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과의 안보 협상과 관련, 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완전히 무시했다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를 위해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비난하고 "우크라이나가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나토에 가입한다고 해도 러시아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핵포기 방침을 재고할 수 있다는 최근 우크라이나 측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빈말이 아닐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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