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호주와 뉴질랜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25일 호주 통계청(ABS)은 작년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7.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예상치(7.5%)보다는 높고 호주 중앙은행(RBA) 예측치인 8%보다는 낮았다.
CPI 상승률 7.8%는 1990년 1분기 이후 32년여 만에 최고치다.
직전분기보다는 1.9% 상승했다.
식품, 자동차 연료, 신규 주택 가격 등이 크게 올라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ABS는 밝혔다.
국내여행 관련 물가가 13.3%, 해외여행 관련 물가는 7.6% 각각 상승했다.
RBA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5월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8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0.1%에서 3.1%로 3%포인트 끌어올렸다.
다음 달 열릴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뉴질랜드도 30년 만의 최고치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을 유지했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4분기 CPI 상승률은 7.2%로 3분기와 같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치(7.1%)보다는 높았으나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예상치(7.5%)보다는 낮았다. 직전 분기보다는 1.4%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기후퇴 가능성과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 감소를 고려하면 RBNZ가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RBNZ는 2021년 10월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작년 11월까지 총 9번의 정례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4.25%에 다다랐다.
작년 11월 RBNZ는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작년 3분기 물가상승률이 7.2%로 3개월 전보다 거의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내년 9월 기준금리가 5.5%로 고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RBNZ가 다음 달 22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샤론 졸너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번 뉴질랜드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를 기존 0.75%포인트에서 0.50%포인트로, 금리 고점을 5.75%에서 5.2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그는 "RBNZ가 작년 11월 회의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나쁘지 않았다"며 "올 한 해 물가상승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질 조짐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