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델타 변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과 의료용 산소, 장비 지원 등에 115억 달러(약 13조2천억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WHO 산하 프로젝트 'ACT-A'(액트-에이) 결과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ACT-A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방역 장비 등의 공평한 배분을 보장하기 위해 WHO가 추진해온 프로젝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 대부분은 코로나19에 대한 빈국의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빈국의 검사량 증진, 의료진 보호 조치, 의료용 산소 확보, 마스크 지원 등에 77억 달러(약 8조8천억 원)가, 내년까지 빈국에 공급될 백신 7억6천만 회분 구매 옵션에 38억 달러(약 4조4천억 원)가 배정됐다.
특히, WHO 측은 당장 38억 달러의 백신용 자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 구매 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향후 몇 달 안에 이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보고서에 포함된 금액은 지난달 6일 WHO가 빈국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밝혔던 168억 달러(약 19조2천억 원)에 비해 50억 달러(약 5조7천억 원)가량 축소된 것이다.
ACT-A는 지난달 6일까지 전 세계적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해 미국, 독일, 일본 등으로부터 177억 달러(약 20조3천억 원) 자금을 확보했으나 이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CT-A 관계자는 "ACT-A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움직였는데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 방역 장비, 백신 등에 대해 여러 정부의 입장과 요구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백신에 여유가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WHO의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ACT-A는 자금 부족 등으로 백신·장비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프로그램의 미래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백신 외교'의 일환으로 직접 타국에 백신을 기부하고 있다. 호주 역시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산소 장비, 진단 키드 등을 직접 기부했다.
반면 WHO 산하 코로나19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올해 말까지 목표치인 20억 회분에 크게 못 미치는 1억8천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pual07@yna.co.kr
ⓒ 뉴스투데이 파나마(https://www.newstodaypanam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