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민 개혁 법안의 핵심 내용은 현재 서류미비자 상태로 미국 내에 거주중인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8년에 걸쳐 미국 시민권까지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민 개혁 법안의 악용을 막기 위해 2021년 1월 1일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서류미비자들을 대상으로만 신원 조사 시 문제가 없고 납세 등의 기본 의무를 준수한 경우에 한해 합법 체류 신분을 부여하게 된다.
법안이 최종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지만 현재 미국에 서류미비자 상태로 체류 중인 1,200만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와 반대로 현재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이민 개혁안으로 인해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 장기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유지했는데, 차라리 불법으로 있었다면 이번 개혁안의 수혜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법안의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았고 법안의 통과 여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생각은 어불성설일 수 있다. 상원과 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이 필리버스터 제도를 이용해 법안의 통과를 방해할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filibuster)는 의회 운영 절차의 한 형태로서, 입법 기관에서 구성원 한 사람이 어떤 안건에 대하여 장시간 발언을 함으로써 토론 및 표결의 진행을 지연하거나 완전히 막고자 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아직 미래가 불확실한 법안을 두고 갈등하기보다는 법안의 의도 및 골자를 잘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연방의회에 보낸 이민개혁법안에는 현재까지 사용하지 못한 영주권 번호를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민 수속의 적체를 줄이고, 이민 문호를 크게 확대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사용하지 못한 영주권 번호가 최근 20년 동안 50만개, 100년 동안에는 450만개에 달해 영주권 수속 기간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합법적으로 체류신분을 유지 중인 이민자들은 현 이민법하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볼 수 있다.
ⓒ 뉴스투데이 파나마(https://www.newstodaypanam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