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회사 근무 기록 요구
취업이민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뒤 곧바로 일을 그만두거나 기록이 없는 경우 시민권 신청이 거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민서비스국(USCIS)이 시민권 신청자의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영주권 취득 절차나 증빙 서류를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 영주권을 취득했던 전수미(가명·37)씨는 최근 시민권 인터뷰에서 취업 비자 신분 당시 스폰서 회사에서 근무했던 기록에 대한 서류 제출을 요구받았다.
전씨는 “심사관이 갑자기 스폰서 회사에 대해 이것저것 묻기에 오래전에 다녔던 회사라 기억이 잘 안 나서 답변을 얼버무렸다”며 “그랬더니 당시 임금명세서와 세금보고 기록 등을 추가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USCIS가 시민권 신청서를 과거 이민 기록을 재검토하는 기회로 삼아 영주권 취득 과정에 불법적인 부분이 있었는지 아닌지를 밝혀내기 위해 심사를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데이브 노 변호사는 “영주권 취득 후 스폰서 회사에서 곧바로 일을 그만둔 경우 영주권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시민권 신청이 거절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영주권의 유효성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이민국은 최근 들어 취업이민 과정 자체도 꼼꼼하게 살피는 추세”라고 말했다.취업 이민자와 관련해 시민권 신청 거절이 속출하는 추세는 실제 USCIS가 영주권 취득 과정의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
USCIS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에서는 총 4만2211건(고용 기반·동반가족 포함)의 영주권 신청서(I-485)가 승인됐다. 거부 건은 총 5426건이다. 신청서 대비 12%가 거부됐다.
천관우 변호사는 “거절 사례가 많으니까 한번은 심사관에게 영주권 취득 후에 얼마나 일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웃으면서 ‘최소 1년’이라고 답하더라”며 “근무 기간에 대한 조항이나 기준은 사실 없지만 그만큼 USCIS가 영주권 취득 과정을 까다롭게 살피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시민권 신청이 거부되는 사례는 통계로도 알 수 있다. 특히 LA카운티의 경우 타지역보다 거부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USCIS에 따르면 3분기(올해 1~3월) LA카운티에서는 총 3653건의 시민권 신청서가 접수됐다. 거부 건은 775건이다. 신청서 대비 거부 비율은 약 21%다. 이는 USCIS 전체 지부의 거부 비율(약 12%)보다 높다.
이경희 변호사는 “취업이민의 경우 영주권을 받으면 해당 회사에서 오래 일하겠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며 “영주권을 받고 스폰서 회사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시민권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영주권 취득 당시 상황과 정보를 정확히 숙지하고 인터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