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K팝 걸그룹 블랙핑크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된 '구단선'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25일 현지 매체인 베트남넷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오는 29일과 30일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블랙핑크 월드투어 공연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틀간 관람객이 각각 3만6천명, 3만1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공안 등 유관기관에 안전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앞서 블랙핑크 투어 주최사인 iME의 웹사이트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반영된 남중국해 지도가 있다는 지적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이에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iME 웹사이트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이 회사는 문제의 지도 이미지를 삭제했다.
하지만 당국이 그동안 구단선 관련 논란에서는 강경하게 대처해왔기 때문에 총리실도 공연 허가 여부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국가가 마찰을 빚고 있는 영유권 분쟁 지역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이 같은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와 관련한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반하는 장면이 나오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상영·방영 금지 처분을 내려왔다.
이달 21일 개봉 예정이었던 할리우드 영화 '바비'도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오는 장면이 있어 심의에서 상영 금지가 결정됐다.
또 중국 드라마 '플라이트 투 유'(Flight to You)도 같은 이유로 넷플릭스 베트남 방영 목록에서 삭제됐다.